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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못 알고 있는 현대 장례식, 삼베옷에 숨겨진 이야기

해오름에 2024. 12. 27. 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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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못 알고 있는 현대 장례식, 삼베옷에 숨겨진 이야기

우리가 흔히 보는 현대 장례식에서 고인이 입는 삼베옷, 사실은 우리가 잘못 알고 있는 부분이 많아요. 오늘은 삼베옷에 얽힌 진실과 우리 전통 장례 문화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볼까 해요.

1. 삼베옷, 원래는 수의가 아니었다고?

우리가 흔히 '수의'라고 알고 있는 삼베옷은 원래 고인이 입는 옷이 아니었어요. 옛날에는 상주, 그러니까 돌아가신 분의 가장 가까운 가족들이 입는 옷이었답니다. 특히 부모님이나 배우자처럼 정말 소중한 사람을 잃었을 때, 슬픔과 죄책감을 표현하기 위해 입었던 옷이에요. '내가 부모님을 제대로 모시지 못해서 돌아가시게 한 건 아닐까' 하는 자책의 마음, 즉 '불효'의 상징으로 여겨졌다고 해요. 그러니까 삼베옷은 돌아가신 분을 위한 옷이라기보다는, 남은 가족, 특히 상주의 슬픔과 고통을 나타내는 옷이었던 거죠.

그리고 일반적인 상례에서는 하얀 소복을 입었대요. 삼베옷은 정말 가까운 직계 가족만 입을 수 있었고요. 이렇게 상복에도 엄격한 구분이 있었다는 걸 알 수 있어요. 삼베옷을 입는 행위는 스스로를 죄인처럼 여기는 의식의 반영이기도 했는데, 이는 유교적인 효 사상과 깊은 관련이 있다고 합니다.

2. 일제강점기, 삼베 수의를 강요하다

그런데 왜 삼베옷이 수의가 되었을까요? 그건 일제강점기 때 일어난 일 때문이에요. 1934년에 일제가 '의례준칙'이라는 걸 만들어서, 사치스러운 장례 풍습을 간소화한다는 명목으로 비단이나 명주로 만든 수의를 금지하고 삼베 수의를 강제로 입게 했어요. 겉으로는 미신을 없애고 생활을 개선한다고 했지만, 사실은 우리 고유의 문화를 없애고 식민 통치를 더 쉽게 하려는 속셈이었죠.

당시 일제는 창씨개명이나 신사참배 강요처럼 여러 가지 문화 말살 정책을 펼쳤는데, 삼베 수의 강제 역시 그런 맥락에서 이해해야 해요. 우리 민족의 정신적인 뿌리를 약화시키고 정체성을 훼손하려는 시도였던 거죠. 결국 일제의 강압적인 정책 때문에 삼베는 수의의 대명사가 되었고, 원래의 의미는 점점 잊혀졌어요. 오늘날까지도 많은 사람들이 삼베 수의를 전통으로 잘못 알고 있는 건 바로 이런 역사적인 배경 때문이랍니다.

3. 우리 조상들의 전통 장례, 그 의미와 절차

그렇다면 우리 조상들은 어떻게 장례를 치렀을까요? 전통적인 상례는 사람이 숨을 거둔 직후부터 시작되었어요. 시신을 깨끗이 씻기는 '습(襲)', 수의를 입히는 '염(斂)', 시신을 관에 넣는 '입관(入棺)', 조문객을 맞는 '성복(成服)' 등의 절차를 거쳤죠.

장례 기간은 보통 3일장이나 5일장 등으로 진행되었고, 그 기간 동안 여러 가지 의례, 즉 제사를 지냈어요. 이는 돌아가신 분의 명복을 빌고 남은 가족들의 슬픔을 달래는 의미를 가지고 있었답니다. 장례 후에는 '반혼(返魂)' 의식을 통해 돌아가신 분의 혼을 집으로 모셔오는 의식을 치렀고, 일정 기간(보통 3년) 상을 치른 후에 '탈상(脫喪)'을 했어요. 옛날에는 상여를 이용해서 장지까지 이동했고, 묘지에 묻는 게 일반적이었지만, 요즘에는 화장이 많이 보편화되었죠.

4. 현대 장례, 어떻게 바뀌어야 할까?

현대에는 시간과 비용 때문에 장례 절차가 많이 간소화되었어요. 물론 시대가 변했으니 어쩔 수 없는 부분도 있지만, 전통적인 의미와 가치를 완전히 잃어서는 안 될 거예요. 가족 중심의 작은 장례, 종교적인 색채가 강한 장례 등 다양한 형태의 장례 문화가 나타나고 있는데, 이는 사회 변화에 따른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볼 수 있어요.

중요한 건 전통의 본질을 이해하고 현대 사회에 맞게 잘 해석하는 거예요. 삼베 수의에 담긴 잘못된 의미를 바로잡고, 진정한 의미의 상례 문화를 이어가야 할 거예요. 돌아가신 분을 기리는 마음과 남은 사람들을 위로하는 마음, 이 본질은 변하지 않아야 하겠죠.

삼베옷에 대한 오해를 바로잡는 건 단순히 하나의 지식을 바로잡는 것 이상의 의미를 가져요. 일제강점기 때 우리 문화가 어떻게 훼손되었는지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하고, 우리 문화를 제대로 이해하는 중요한 과정이 될 수 있답니다. 전통의 좋은 점은 잘 지키면서 현대 사회에 맞는 장례 문화를 만들어가는 지혜가 우리에게 필요한 시점인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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